걷고 싶은 길

숫모르숲길

노공이산 2016. 5. 29. 21:06

 

 

지난 2월에 아내와 제주에 갔을 때 녹음이 우거지는 5월에 다시 오자고 한 약속대로 우리는 제주로 향했다. 공항에서 차를 렌트한 후 처음으로 찾은 곳은 '한라생태숲'.  이곳에 '숫모르 길'이라는 걷기 좋은 숲길이 있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한라산자락 개오리오름 서쪽 자락에 위치한 '한라생태숲'은 한때 목장으로 이용되다가 방치되어 가시덤불만 무성했던 곳을 원래의 숲으로 되돌리기 위해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아름다운 생태숲으로 거듭 태어난 곳이라고 한다. 이곳을 돌아보고난 후 자연은 그냥 방치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때로는 인간의 관심과 손길이 필요하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제주도에서 운영하는곳인 것 같았는데 2000년부터 복원.조성하기 시작해 2009년 9월에 개원했으며 현재도 계속 조성중이라는 이곳은 입장료와 주차료도 받지 않고 있는데다가 시설도 깨끗해서 제주에 와서 처음으로 들른곳으로 제격이었다.

 

 

한라생태숲

 

개원: 2009년 9월 15일

소재: 제주시 용강동

면적:196ha

주요시설: 테마숲,수생식물원,암석원,탐방객센터,조직배양실,전망대,파고라,관리사무실 등

전화: (064) 710-8688,8690

홈페이지: http://hallaecoforest.jeju.go.kr

 

 

숫모르란 '숯을 구웠던 등성이'라는 뜻의 옛 지명으로 이제는 그런 과거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숫모르숲길'은 옛 숯쟁이들의 발자취를 따라 숲의 향기를 느끼며 만끽해보자는 취지로 조성된 4.2km의 숲길로 급격한 오르막도 없고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환상의 길이다.

 

 

숲에만 들면 얼굴에 화색이 돌고 감탄사를 연발하는 아내. 제주에 오면 한라산 등반도 좋고 쪽빛 바다도 더할나위 없지만 우리 부부는 이렇게 한라산 중산간의 숲속길을 걷는 걸 제일 좋아한다.

 

 

청아한 새소리, 가슴깊이 들이마셔지는 숲 내음. 천국이 어디련가. 5월의 제주가 천국이 아니련가 그 속에 내가 있고 아내가 있다.

 

 

 

 

어젯 밤, 늦게까지 비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비행기가 뜰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새벽이 되자 비바람도 잠잠해지고 날씨가 쾌청해져 무사히 첫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올 수 있었다. 전에는 비행기 타는 걸 꺼리던 아내도 이제는 제주행 비행기쯤은 전혀 염려하지 않게 되었다.

 

 

숲길을 걷고 있자니 일년 전에 걸었던 큐슈올레의 '오쿠분코 코스'가 생각난다. 많이도 닮았다. 올해 큐슈에 지진도 있었고, 우리나라에도 걷기 좋은 길이 많이 생겨서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녹색의 향연속에 들려오는 새소리, 더덕냄새가 코를 찌른다. 제주도에 더덕이  많은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하지만 몰래 캐면 절대 안된다고 한다.

 

 

 

 

 

 

소리에 민감한 아내는 새소리를 유난히 좋아한다. 그런 아내를 반기듯 들려오는 소리...!  섬휘파람새인가 팔색조인가.

 

 

 

 

▲ 암석원.  멸종위기에 처한 고산.특산식물의 보존과 함께 관찰 및 체험이 가능한 생태학습원이다.

 

▲ 수생식물원. 

 

 

수생식물원에 수련이 예쁘게 피었네

 

 

 

 

 

 

▲ 탐방객센터.

 

 

탑방객들의 문의와 안내를 비롯해 한라생태숲 조성 역사와 자연생태를 홍보하고 체험학습공간과 생태교육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숫모르길을 한바퀴 돌고 나와 암석원, 수생식물원, 야생난원,탐방객센터 등을 둘러보고 약간의 뻐근함을 달래려 작은 바위에 앉았다.

한라생태숲 뒤로  한라산이 보인다.  밝고 맑은 오월의 햇살아래 펼쳐진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고 편안하다. 이 여유와 아늑한 행복감!

너무 좋다! 라는 말로는 부족하여 자꾸만 표현어를 생각하게하는 눈부신 5월의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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