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시 모음/길 잃은 날의 지혜 외9편 길 잃은 날의 지혜 박노해 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 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 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 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 명시감상 2016.12.26
부모로서 해줄 단 세가지/박노해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 박노해 무기 감옥에서 살아나올 때 이번 생에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내가 혁명가로서 철저하고 강해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허약하고 결함이 많아서이다 하지만 기나긴 감옥 독방에서 나는 너무 아이를 갖고 싶어서 수많은 상상과 계획을 세우.. 명시감상 2016.12.26
행복은 비교를 모른다/박노해 나의 행복은 비교를 모르는 것 나의 불행은 남과 비교하는 것 남보다 내가 앞섰다고 미소 지을 때 불행은 등 뒤에서 검은 미소를 지으니 이 아득한 우주에 하나뿐인 나는 오직 하나의 비교만이 있을 뿐 어제의 나보다 좋아지고 있는가 어제의 나보다 더 지혜로워지고 어제보다 더 깊어지.. 명시감상 2015.01.27
내 안의 아버지/박노해 내 안의 아버지 - 박노해 - 마라톤을 그리 잘하셨다는데 40언덕에서 쓰러져 그대로 저승길 달리셨나요 이 산하를 바람처럼 떠돌았는데 남도 산자락에 누운 채로 흰 구름이신가요 판소리 가락이 절창이셨다는데 깨어진 노래 품고 이리 단호한 침묵이신가요 못다 핀 꽃, 못다 한 정, 못다 한.. 명시감상 2014.12.31
감동을 위하여 / 박노해 감동을 위하여 - 박노해 - 아침과 봄에 얼마나 감동하는가에 따라 당신의 건강을 체크하라 당신 속에 자연이 깨어남에 대해 아무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첫 파랑새의 지저귐이 전율을 일으키지 않는다면-눈치채라 당신의 봄과 아침은 이미 지나가버렸음을 - 헨리 데이빗 소로우 오늘.. 명시감상 2014.12.27
다시 새벽에 길을 떠난다/박노해 제 몸을 때려 울리는 종은 스스로 소리를 듣고자 귀를 만들지 않는다 평생 나무와 함께 살아 온 목수는 자기가 살기 위해 집을 짓지 않는다 잠든 아이의 머리맡에서 기도하는 어머니는 자기 자신을 위한 기도를 드리지 않는다 우리들, 한번은 다 바치고 돌아와 새근 새근 숨쉬는 상처를 .. 명시감상 2014.05.16
아빠의 향기/박노해 야 아빠다 달려와 안기던 딸아이가 아유 냄새 이쁜 얼굴 찡그리며 고갤 돌린다 솔아 니 유아원에도 보내고 컴퓨터도 사줄라꼬 회사에서 일한 아빠 향기잖아 까끄런 내 입맞춤에 찡그리며 웃는다 솔아 훗날 너는 알게 되리라 온몸에 배인 이 아빠의 냄새를 이 기름 냄새의 설움과 아픔을 .. 명시감상 2014.02.16
굽이 돌아가는 길/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진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 명시감상 2013.11.28
길 잃은 날의 지혜/박노해 길 잃은 날의 지혜 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 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 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 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 .. 명시감상 2009.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