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감상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노공이산 2009. 7. 13. 19:31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명시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동을 위하여  (0) 2009.07.31
이정하 의 시  (0) 2009.07.16
바 람 잘 날 없 어 라 /박노해  (0) 2009.07.13
박노해의 시  (0) 2009.07.13
강은교 "진눈깨비'  (0) 2009.07.11